경제를 쉽게, 세상을 넓게

금융 현장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경제를 쉽고 균형 있게 설명합니다.

분류 전체보기 103

폭염은 왜 경제문제일까? 지구온난화가 우리 지갑을 바꾸는 경제학

"올여름은 정말 유난히 덥다."올여름은 단순히 체감상 더운 여름이 아닙니다. 2026년 여름 경남 양산에서는 42.5℃를 기록하며 우리나라 기상관측 사상 가장 높은 기온을 새로 썼습니다. 이는 단순한 지역 뉴스가 아니라 기후변화가 우리 일상과 경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습니다.세계기상기구(WMO)와 각국 기상당국은 전 세계적으로 폭염의 빈도와 강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가 극한기상의 발생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꾸준히 발표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폭염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유럽에서도 스페인과 이탈리아, 그리스, 프랑스 등 여러 국가가 기록적인 폭염과 산불, 가뭄을 겪으며 농업 생산 감소와 전력난, 산업 차질을 동시..

경제상식 2026.08.05

인간을 위한 경제학 : 경제학은 무엇을 연구하는 학문일까?

경제학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은 성장률과 물가, 금리와 환율, 주가 같은 경제지표를 떠올립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것은 경제학이 만들어 내는 결과를 보여 주는 숫자들입니다. 경제학이 처음부터 붙잡았던 질문은 훨씬 단순하면서도 근본적이었습니다.어떻게 해야 사람이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가.이 질문은 시대와 문명을 달리하면서도 동양과 서양에서 각각 다른 모습으로 발전했습니다. 경제라는 말에 담긴 철학우리말 '경제(經濟)'는 '경세제민(經世濟民)'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경세'는 세상을 바르게 다스린다는 뜻이고, '제민'은 백성을 이롭게 한다는 의미입니다. 경제라는 두 글자에는 나라를 올바르게 운영하여 백성이 평안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게 한다는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경제는 처음부터 ..

"생각에 관한 생각"을 읽는 이유 : 우리는 왜 같은 실수를 반복할까?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리는 날이면 흥미로운 풍경이 반복됩니다.주가가 급락하면 “조금만 더 기다리면 오르겠지.”라며 손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납니다. 반대로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면 “지금이라도 사야 하지 않을까?”라는 조급함이 시장을 채웁니다.경제뉴스를 매일 접하고, 투자 경험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왜 비슷한 판단을 반복할까요?이 질문을 평생 연구한 사람이 있습니다. 심리학자이면서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입니다.그의 대표작 "생각에 관한 생각(Thinking, Fast and Slow)"은 단순한 심리학 책이 아닙니다. 경제학이 ‘인간은 합리적이다’라는 전제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 현대의 고전입니다. 경제학은 인간을 너무 믿고 있었는지도 모른다오랫동안..

《기생충》은 왜 반지하와 저택을 대비했을까? 공간으로 읽는 불평등의 경제학

영화 《기생충》에는 유난히 계단이 많이 등장합니다.반지하에 사는 기택 가족은 부유한 박 사장의 저택으로 가기 위해 위로 올라갑니다. 반대로 그곳에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갈 때는 끝없이 계단을 내려갑니다.높은 곳에는 넓고 햇빛이 잘 드는 저택이 있고, 낮은 곳에는 거리의 먼지와 소음에 노출된 반지하가 있습니다. 그리고 저택 아래에는 외부에서는 존재조차 알기 어려운 지하 공간이 숨어 있습니다.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이러한 공간의 차이를 통해 경제적 불평등을 매우 직관적으로 보여줍니다.경제학의 눈으로 영화를 바라보면 《기생충》은 단순한 빈부격차의 이야기를 넘어 소득과 자산, 주거환경, 교육기회, 계층 이동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영화 《기생충》 공식 예고편영화 속 반지..

삼성·SK하이닉스가 반도체 생산을 늘리면 어떤 산업이 움직일까?

2026년 7월 2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I 서밋에서 한국 반도체산업과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대규모 협력 계획이 발표되었습니다.삼성전자는 브로드컴과 2030년까지 향후 5년간 메모리와 파운드리 분야에서 2,000억 달러 이상 규모의 전략적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협력 분야에는 메모리뿐 아니라 파운드리와 첨단 패키징까지 포함됩니다.SK그룹과 SK하이닉스 역시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기술기업들과 장기간에 걸친 AI 메모리 공급과 AI 인프라 협력을 발표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 측을 합친 관련 협력 규모는 약 9,500억 달러로 발표되었습니다.다만 한 가지는 분명히 해야 합니다.9,500억 달러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국내 반도체 공장에 당장 투자하는 금액이라는 뜻은 아닙니다.장기 반도체..

경제상식 2026.07.29

<오즈의 마법사>는 왜 금본위제 이야기로 읽힐까?

어린 시절 를 읽었다면 도로시와 허수아비, 양철 나무꾼, 겁쟁이 사자가 떠오를 것입니다. 노란 벽돌길을 따라 에메랄드 시티로 향하는 환상적인 모험 이야기입니다.그런데 이 동화에는 전혀 다른 독법이 존재합니다.가 출간된 1900년 무렵 미국에서는 금과 은을 둘러싼 치열한 화폐 논쟁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후대의 일부 연구자들은 작품 속 노란 벽돌길과 은구두 등을 당시 미국의 화폐제도와 연결해 해석했습니다.물론 작가 L. 프랭크 바움이 실제로 경제적 우화를 의도했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습니다. 따라서 를 금본위제에 관한 작품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그럼에도 이러한 해석이 지금까지 관심을 받는 이유가 있습니다. 작품을 통해 “돈의 가치는 어디에서 오는가?”​라는 경제학의 오래된 질문을 생각해..

경제 전망은 왜 자주 빗나갈까?

전망은 예측인가, 판단인가?연말이나 연초가 되면 경제전망이 쏟아집니다.“내년 경제성장률은 2% 안팎으로 예상됩니다.”“물가상승률은 점차 낮아질 전망입니다.”“금리는 하반기부터 내려갈 가능성이 있습니다.”한국은행을 비롯해 정부, 국제통화기금(IMF), OECD, 민간 연구기관과 금융회사들도 저마다 경제전망을 발표합니다.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전망치는 자주 바뀝니다.경제성장률 전망이 올라가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합니다. 물가는 예상보다 오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금리 인하 시점도 시장의 예상보다 늦어지거나 빨라집니다.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생깁니다.“경제전문가들도 자주 틀리는데 경제전망은 왜 하는 것일까?”경제전망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한 가지를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경제전망은 미래를 정확하게 맞히는 예언..

경제상식 2026.07.27

정부지원금은 경제를 살릴까?

보편지원과 선별지원, 소비·물가·재정의 경제학경기가 어려워질 때마다 등장하는 정책 가운데 하나가 정부지원금입니다.소비가 위축되거나 물가 상승으로 가계의 부담이 커지면 정부가 현금이나 지역화폐, 소비쿠폰 등의 형태로 국민에게 지원하는 방안이 논의됩니다.얼핏 생각하면 간단해 보입니다.정부가 국민에게 돈을 지급하면 가계의 소득이 늘어나고 소비가 증가하며, 그 결과 경기가 좋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하지만 경제학적으로 보면 문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지원금을 받은 사람이 돈을 쓰지 않고 저축할 수도 있고, 소비가 늘더라도 국내 생산이 아니라 수입 증가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경제가 이미 생산능력에 가까운 상황이라면 소비 증가는 생산보다 물가를 더 많이 끌어올릴 수도 있습니다.더 어려운 문제도 있습니다.모..

경제상식 2026.07.27

금리는 왜 경제의 온도조절기일까? - 통화정책의 효과와 한계

여름에 방이 너무 더우면 에어컨 온도를 낮추고, 겨울에 너무 추우면 난방 온도를 높입니다.경제에도 이와 비슷한 장치가 있습니다.바로 금리입니다.경기가 지나치게 뜨거워 물가가 빠르게 오르면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립니다. 반대로 경기가 침체되고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면 금리를 내립니다.그래서 금리는 흔히 ‘경제의 온도조절기’에 비유됩니다.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거나 내리는 것이 어떻게 수천만 명의 소비와 수많은 기업의 투자까지 움직일 수 있을까요?그리고 금리를 움직인다고 경제가 항상 중앙은행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일까요? 기준금리에서 시장금리로한국은행이 정하는 기준금리는 우리가 직접 적용받는 예금·대출금리와 같지는 않지만 금융시장 금리의 중요한 출..

경제상식 2026.07.26

왜 중앙은행은 물가상승률 0%를 목표로 하지 않을까? 2% 물가목표의 경제학

물가가 오르면 생활비 부담이 커집니다. 같은 월급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생깁니다.“물가가 오르는 것이 문제라면 중앙은행은 물가상승률을 0%로 만들면 되는 것 아닐까?”그런데 한국은행을 비롯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 중앙은행들은 물가상승률을 0%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기준과 운용 방식에는 차이가 있지만, 대표적으로 2% 수준의 물가상승률을 물가안정의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왜 하필 0%가 아니라 2%일까요?이 숫자에는 현대 통화정책의 중요한 철학이 숨어 있습니다.물가안정은 '물가가 오르지 않는 것'과 다르다우리는 흔히 물가안정을 물가가 전혀 오르지 않는 상태라고 생각합니다.그러나 중앙은행이 생각하는 물..

경제상식 2026.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