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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은 왜 반지하와 저택을 대비했을까? 공간으로 읽는 불평등의 경제학

영화 《기생충》에는 유난히 계단이 많이 등장합니다.반지하에 사는 기택 가족은 부유한 박 사장의 저택으로 가기 위해 위로 올라갑니다. 반대로 그곳에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갈 때는 끝없이 계단을 내려갑니다.높은 곳에는 넓고 햇빛이 잘 드는 저택이 있고, 낮은 곳에는 거리의 먼지와 소음에 노출된 반지하가 있습니다. 그리고 저택 아래에는 외부에서는 존재조차 알기 어려운 지하 공간이 숨어 있습니다.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이러한 공간의 차이를 통해 경제적 불평등을 매우 직관적으로 보여줍니다.경제학의 눈으로 영화를 바라보면 《기생충》은 단순한 빈부격차의 이야기를 넘어 소득과 자산, 주거환경, 교육기회, 계층 이동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영화 《기생충》 공식 예고편영화 속 반지..

삼성·SK하이닉스가 반도체 생산을 늘리면 어떤 산업이 움직일까?

2026년 7월 2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I 서밋에서 한국 반도체산업과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대규모 협력 계획이 발표되었습니다.삼성전자는 브로드컴과 2030년까지 향후 5년간 메모리와 파운드리 분야에서 2,000억 달러 이상 규모의 전략적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협력 분야에는 메모리뿐 아니라 파운드리와 첨단 패키징까지 포함됩니다.SK그룹과 SK하이닉스 역시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기술기업들과 장기간에 걸친 AI 메모리 공급과 AI 인프라 협력을 발표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 측을 합친 관련 협력 규모는 약 9,500억 달러로 발표되었습니다.다만 한 가지는 분명히 해야 합니다.9,500억 달러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국내 반도체 공장에 당장 투자하는 금액이라는 뜻은 아닙니다.장기 반도체..

경제상식 2026.07.29

<오즈의 마법사>는 왜 금본위제 이야기로 읽힐까?

어린 시절 를 읽었다면 도로시와 허수아비, 양철 나무꾼, 겁쟁이 사자가 떠오를 것입니다. 노란 벽돌길을 따라 에메랄드 시티로 향하는 환상적인 모험 이야기입니다.그런데 이 동화에는 전혀 다른 독법이 존재합니다.가 출간된 1900년 무렵 미국에서는 금과 은을 둘러싼 치열한 화폐 논쟁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후대의 일부 연구자들은 작품 속 노란 벽돌길과 은구두 등을 당시 미국의 화폐제도와 연결해 해석했습니다.물론 작가 L. 프랭크 바움이 실제로 경제적 우화를 의도했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습니다. 따라서 를 금본위제에 관한 작품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그럼에도 이러한 해석이 지금까지 관심을 받는 이유가 있습니다. 작품을 통해 “돈의 가치는 어디에서 오는가?”​라는 경제학의 오래된 질문을 생각해..

정부는 왜 특정 계층을 지원할까?

근로자·청년·육아가구·소상공인까지, 선별지원의 경제학 정부지원금이라고 하면 흔히 모든 국민에게 일정한 금액을 지급하는 모습을 떠올립니다.하지만 실제 정부의 지원정책을 살펴보면 모든 국민에게 똑같이 지급하기보다 특정한 조건을 충족하는 사람에게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제도가 매우 다양합니다.소득이 낮은 근로자에게는 근로장려금을 지급하고, 어린 자녀를 키우는 가정에는 부모급여를 지급합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저소득 구직자에게는 구직촉진수당을 지원하고, 소상공인이나 농업인을 대상으로 한 지원정책도 있습니다.그렇다면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정부는 왜 모든 국민에게 똑같이 지원하지 않고 특정 계층을 골라 지원하는 것일까요?여기에는 단순한 복지를 넘어 소득재분배, 근로유인, 고용, 출산, 산업정책, 시장실패 등 여러 경..

경제상식 2026.07.28

평범한 김부장의 가치는 얼마일까?

드라마 《김부장》으로 읽는 인적자본과 가족의 경제학최근 SBS 드라마 《김부장》이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소지섭이 연기하는 주인공은 중소저축은행에서 일하며 고등학생 딸 민지를 키우는 평범한 가장입니다. 하지만 가족조차 알지 못하는 과거가 있습니다. 한때 수많은 특수 작전에 투입됐던 요원이었습니다.조용하던 일상은 딸이 갑자기 사라지면서 무너집니다.그는 민지를 찾기 위해 오랫동안 감춰두었던 자신의 과거와 다시 마주합니다. 위험한 상황을 판단하고 상대를 제압하며 목숨까지 건 추적에 나섭니다.비슷한 삶을 살아가는 인물들도 등장합니다.성한수는 태권도 금메달리스트이자 비밀요원 출신이지만 현재는 태권도장을 운영합니다. 박진철 역시 과거 ‘전장의 신’으로 불렸던 요원이었지만 이제는 딸을 아끼는 아버지로 살아갑니다.한때 ..

경제 전망은 왜 자주 빗나갈까?

전망은 예측인가, 판단인가?연말이나 연초가 되면 경제전망이 쏟아집니다.“내년 경제성장률은 2% 안팎으로 예상됩니다.”“물가상승률은 점차 낮아질 전망입니다.”“금리는 하반기부터 내려갈 가능성이 있습니다.”한국은행을 비롯해 정부, 국제통화기금(IMF), OECD, 민간 연구기관과 금융회사들도 저마다 경제전망을 발표합니다.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전망치는 자주 바뀝니다.경제성장률 전망이 올라가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합니다. 물가는 예상보다 오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금리 인하 시점도 시장의 예상보다 늦어지거나 빨라집니다.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생깁니다.“경제전문가들도 자주 틀리는데 경제전망은 왜 하는 것일까?”경제전망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한 가지를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경제전망은 미래를 맞히는 예언이 아닙니..

경제상식 2026.07.27

정부지원금은 경제를 살릴까?

보편지원과 선별지원, 소비·물가·재정의 경제학경기가 어려워질 때마다 등장하는 정책 가운데 하나가 정부지원금입니다.소비가 위축되거나 물가 상승으로 가계의 부담이 커지면 정부가 현금이나 지역화폐, 소비쿠폰 등의 형태로 국민에게 지원하는 방안이 논의됩니다.얼핏 생각하면 간단해 보입니다.정부가 국민에게 돈을 지급하면 가계의 소득이 늘어나고 소비가 증가하며, 그 결과 경기가 좋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하지만 경제학적으로 보면 문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지원금을 받은 사람이 돈을 쓰지 않고 저축할 수도 있고, 소비가 늘더라도 국내 생산이 아니라 수입 증가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경제가 이미 생산능력에 가까운 상황이라면 소비 증가는 생산보다 물가를 더 많이 끌어올릴 수도 있습니다.더 어려운 문제도 있습니다.모..

경제상식 2026.07.27

반도체 수출은 우리 경제를 어떻게 움직일까? 산업연관표 이해하기

반도체 수출이 크게 늘었다는 뉴스를 자주 접합니다.우리나라 수출이 증가한다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더 해볼 수 있습니다.반도체 수출이 1조 원 늘어나면 우리 경제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반도체를 생산하려면 웨이퍼와 특수가스, 각종 소재와 부품이 필요합니다. 첨단 제조장비와 전력을 사용하고 운송과 각종 서비스도 이용합니다.이 가운데 국내에서 조달하는 것도 있지만 일부 소재·부품·장비는 해외에서 수입합니다.반대편을 보면 국내에서 생산된 반도체 일부는 자동차와 전자제품, 서버 등의 생산에 사용되고 상당 부분은 해외로 수출됩니다.결국 반도체산업은 혼자 움직이는 것이 아닙니다.소재·부품·장비 → 반도체 → 자동차·전자제품·서버·수출이라는 산업 간 연결관계 속에 있습니다...

경제상식 2026.07.27

금리는 왜 경제의 온도조절기일까? - 통화정책의 효과와 한계

여름에 방이 너무 더우면 에어컨 온도를 낮추고, 겨울에 너무 추우면 난방 온도를 높입니다.경제에도 이와 비슷한 장치가 있습니다.바로 금리입니다.경기가 지나치게 뜨거워 물가가 빠르게 오르면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립니다. 반대로 경기가 침체되고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면 금리를 내립니다.그래서 금리는 흔히 ‘경제의 온도조절기’에 비유됩니다.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거나 내리는 것이 어떻게 수천만 명의 소비와 수많은 기업의 투자까지 움직일 수 있을까요?그리고 금리를 움직인다고 경제가 항상 중앙은행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일까요?기준금리는 경제 전체 금리의 출발점이다한국은행이 결정하는 기준금리는 우리가 은행에서 직접 적용받는 예금금리나 대출금리와 같지는 않..

경제상식 2026.07.26

대통령 주재 부동산 토론회를 보며 든 생각

집값 문제는 왜 이렇게 어려울까?지난 7월 23일 대통령이 주재한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를 지켜봤습니다.주택 공급부터 대출, 세금, 실수요자 보호, 다주택자 문제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습니다.토론을 보기 전에는 어떤 새로운 정책이 나올지가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긴 토론을 지켜보고 난 뒤에는 오히려 다른 생각이 더 강하게 남았습니다.부동산 문제는 정말 어렵구나.경제학에는 수요와 공급, 세금, 금리, 대출 등 부동산시장을 설명할 수 있는 여러 이론이 있습니다.하지만 현실의 부동산 문제는 어느 하나만으로 풀기 어렵습니다.왜 그럴까요?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지난 7월 23일 대통령 주재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 전체 영상입니다. 주택 공급과 금융, 세제를 둘러싼 다양한 의견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편집자의 시선 2026.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