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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발전해도 왜 생활비는 비싸질까? 보몰 효과의 경제학

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큰돈을 주고 사야 했던 전자제품을 지금은 훨씬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고,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전화·사진·지도·음악·은행 업무까지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기술이 이렇게 발전했는데도 우리는 생활비가 싸졌다고 느끼기보다 오히려 “왜 이렇게 모든 것이 비싸졌지?”라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특히 병원비, 교육비, 돌봄비, 외식비, 미용비처럼 사람의 노동이 많이 필요한 서비스는 시간이 갈수록 부담이 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술이 발전하고 경제 전체의 생산성이 높아지는데 왜 일부 서비스의 가격은 계속 오르는 것일까요?경제학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개념으로 보몰 효과(Baumol Effect) 또는 보몰의 비용병(B..

경제학 기초 2026.09.04

정책은 결과로 평가해야 할까? 레버리지 ETF와 부동산 정책으로 보는 정책결정의 경제학

좋은 정책이 나쁜 결과를 낳을 수도 있을까?경제정책을 평가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주가가 크게 떨어지면 새로운 금융상품을 허용한 정책이 잘못됐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습니다. 집값을 잡기 위한 규제를 강화했는데 전세시장이 불안해지면 규제 자체가 잘못됐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그러나 경제학적으로 정책의 성패를 판단할 때 결과만 보는 것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닙니다.정책을 결정할 당시 정부가 어떤 정보를 가지고 있었는지, 어떤 위험에 대응하려 했는지, 다른 선택지는 무엇이었는지까지 함께 살펴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김용범 전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과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혔습니다. 그는 레버리지 상품 도입 시점과 세계적인 증시 조정 시점..

편집자의 시선 2026.09.04

2027년 예산안 820.9조원, 정부는 왜 지출을 크게 늘렸을까?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 성장투자와 재정건전성 사이의 선택정부가 편성하는 예산은 단순한 나라살림표가 아닙니다. 어디에 돈을 더 쓰고 어디에서 줄이는지를 보면 정부가 현재 경제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분야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2027년도 예산안은 그런 점에서 특히 눈길을 끕니다.정부가 편성한 2027년도 총지출은 820조 9천억원입니다. 2026년 본예산 727조 9천억원보다 93조원, 12.8% 증가한 규모입니다. 그런데 지출이 크게 늘어나는 것과 동시에 정부 전망상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는 2026년 -3.9%에서 2027년 -0.1%로 개선되고, 국가채무비율도 51.6%에서 48.3%로 낮아집니다. 지출을 크게 늘리는데 어떻게 재정지표는 오히려 좋아질 수..

경제상식 2026.09.03

트럼프의 경제정책은 미국 경제를 어떻게 바꾸고 있을까? 미국 우선주의 경제학

세계경제의 질서가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세계경제를 움직인 중요한 원칙은 비교적 단순했습니다. 기업은 생산비가 낮은 곳에서 제품을 만들고, 국가는 무역장벽을 낮추며, 세계적인 분업을 확대하면 더 큰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세계화와 자유무역의 시대입니다. 그런데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의 경제정책은 이러한 흐름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값싼 외국 제품을 수입하는 것이 미국 경제에 항상 이로운가? 미국 기업이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고 미국이 제조업 기반을 잃는다면 그것도 효율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 있는가? 경제적 효율성과 국가안보가 충돌한다면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가?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높이고 기업의 미국 투자를 유도하..

뉴스로 경기를 읽다 : 한국은행의 새로운 뉴스심리지수(신NSI)

AI가 경제뉴스를 읽고 경기의 분위기를 숫자로 바꾸는 방법경제 상황을 판단할 때 우리는 여러 가지 통계를 봅니다. 경제성장률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 소비와 투자가 늘었는지 등을 살펴봅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제통계에는 한 가지 특성이 있습니다. 실제 경제활동이 일어난 뒤 자료를 수집하고 집계해 발표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공식 통계가 나오기 전에 지금 경제의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는지, 나빠지고 있는지를 조금 더 빠르게 알아볼 방법은 없을까요? 흥미롭게도 그 단서를 우리가 매일 접하는 뉴스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경제뉴스에 나타난 긍정적·부정적 감성을 분석해 경제주체의 심리를 파악하는 뉴스심리지수(NSI·News Sentiment Index)..

경제상식 2026.09.01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면 지구온난화는 멈출까?

네팔 홍수로 생각해보는 탄소중립과 우리의 환경보호 노력2026년 8월 26일 네팔에서 큰 홍수와 토석류가 발생했습니다.보테코시(Bhote Koshi)강과 트리슐리(Trishuli)강 일대를 중심으로 발생한 이번 재해로 인명피해와 이재민이 발생했고, 주택과 도로를 비롯한 기반시설과 필수 서비스도 피해를 입었습니다.대규모 홍수나 폭염, 가뭄과 같은 자연재해를 접할 때마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집니다.물론 이번 네팔 홍수를 단순히 지구온난화 때문에 발생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홍수의 발생에는 강수량과 지형, 하천의 상태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그럼에도 이러한 대규모 자연재해는 우리에게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지구온난화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앞으로 우리..

경제상식 2026.08.31

엔화는 왜 계속 약해질까? 금리와 외환시장 개입

일본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엔화 약세는 반가운 소식일 수 있습니다. 같은 원화로 더 많은 엔화를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본 경제 전체의 입장에서 엔화 가치가 지나치게 떨어지는 것은 마냥 좋은 일이 아닙니다.엔화가 약해지면 일본 기업의 수출 경쟁력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원유와 천연가스, 식료품처럼 해외에서 들여오는 상품의 가격은 올라갑니다. 수입물가 상승이 소비자물가와 생활비 부담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최근 엔화 약세는 특히 가파르게 진행됐습니다. 지난 7월 엔화 가치는 달러당 163엔을 넘어서는 수준까지 떨어지며 약 40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이후 일본 정부의 대규모 외환시장 개입 등이 이루어지면서 엔화 가치가 반등하기도 했지만, 엔화 약세를 둘러싼 근본적인 문제가 모..

한국은행은 왜 가계부채가 많은데도 금리를 올릴까?

물가·성장·부동산·가계부채 사이에서 고민하는 통화정책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다시 올렸습니다.2026년 8월 27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상했습니다. 7월의 2.50%에서 2.75%로의 인상에 이어 두 달 연속 금리를 올린 것입니다. 이처럼 연속해서 금리를 올리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다른 걱정도 커지고 있습니다.우리나라 가계부채가 2,000조 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금리가 오르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을 이용하는 가계의 이자 부담도 커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생깁니다.가계부채가 이렇게 많은데 한국은행은 왜 금리를 올리는 것일까요?이 질문에 답하려면 물가만 봐서는 안 됩니다. 성장률과 부동산시장, 가계부채..

경제상식 2026.08.31

주식시장은 왜 불확실성을 싫어할까? 금리인상과 주가의 경제학

주식시장을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하는 말이 있습니다.“주식시장은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한다.”전쟁이나 금융위기처럼 큰 사건이 발생했을 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날에도 주식시장은 민감하게 움직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주식의 가치도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데, 왜 금리를 올린 날에도 주가는 오를 수 있을까요? 최근 한국과 미국의 상황은 이 질문을 생각해 보기에 좋은 사례입니다.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026년 8월 27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상했습니다. 7월 16일 2.50%에서 2.75%로 올린 데 이은 두 차례 연속 인상입니다. 한국은행은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와 목표 ..

편집자의 시선 2026.08.30

석유가 발견되면 정말 부자가 될까? 자원의 저주와 네덜란드병

땅에서 석유가 발견되면 그 나라는 부자가 될까요?얼핏 생각하면 답은 간단해 보입니다. 석유를 수출해 막대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도로와 학교를 건설하고 산업을 키우면 국민의 생활도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실제로 석유와 천연가스는 한 나라의 경제를 바꿀 만큼 막대한 부를 가져다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세계경제의 역사를 살펴보면 뜻밖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 가운데 경제성장이 불안정하거나 산업구조가 취약하고 재정위기와 정치적 갈등을 반복해서 경험한 나라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천연자원이 많지 않아도 제조업과 서비스업, 기술과 인적자본을 바탕으로 높은 소득수준을 달성한 나라도 있습니다. 경제학에서는 이러한 역설적인 현상을 자원의 저주(Resource Curse)라고 부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