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쉽게, 세상을 넓게

금융 현장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경제를 쉽고 균형 있게 설명합니다.

경제상식 57

대출을 막았더니 집주인이 은행이 됐다 : 규제는 위험을 없애는가, 옮기는가?

경제정책에는 종종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가 나타납니다. 어떤 행동을 억제하기 위해 규제를 강화했는데 경제주체들이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면서 당초 기대했던 효과가 약해지거나, 전혀 다른 곳에서 새로운 문제가 나타나는 경우입니다. 은행에서 충분한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한 매수자가 매도자에게 잔금 일부를 나중에 지급하기로 약속한다면 어떻게 될까요?이 글에서는 이러한 거래 구조를 가정해 대출규제의 효과를 살펴보겠습니다. 실제로 이런 거래가 얼마나 늘었는지와, 이런 거래가 가능할 때 위험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는 구분해야 할 질문입니다. 은행이 빌려준 돈은 줄어도 매수자가 앞으로 지급해야 할 돈은 남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매수자가 더 저렴한 집을 선택하거나 구입을 미룬다면 전체 부담이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어느 행동..

경제상식 2026.09.09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을까?

브라질·호주·미국의 경험으로 보는 균형발전과 집적경제정부가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국토교통부는 2026년 9월 3일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원칙과 추진방향을 발표했습니다. 정부는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수도권 잔류 기준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올해 4분기 중 이전계획을 확정한 뒤 2027년부터 선도기관 이전에 착수할 계획입니다. 이번 발표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집적’입니다.정부는 공공기관을 여러 지역에 나누어 배치하기보다 기존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기능이 연관된 기관을 모으고, 지역 대학·산업과 연계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단순히 기관의 주소를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의 새로운 성장거점을 만들겠다는 구상입니다. 그렇다면 경제학적..

경제상식 2026.09.09

기술이 발전해도 왜 생활비는 비싸질까? 보몰 효과의 경제학

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큰돈을 주고 사야 했던 전자제품을 지금은 훨씬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고,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전화·사진·지도·음악·은행 업무까지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기술이 이렇게 발전했는데도 우리는 생활비가 싸졌다고 느끼기보다 오히려 “왜 이렇게 모든 것이 비싸졌지?”라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특히 병원비, 교육비, 돌봄비, 외식비, 미용비처럼 사람의 노동이 많이 필요한 서비스는 시간이 갈수록 부담이 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술이 발전하고 경제 전체의 생산성이 높아지는데 왜 일부 서비스의 가격은 계속 오르는 것일까요?경제학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개념으로 보몰 효과(Baumol Effect) 또는 보몰의 비용병(B..

경제상식 2026.09.04

뉴스로 경기를 읽다 : 한국은행의 새로운 뉴스심리지수(신NSI)

AI가 경제뉴스를 읽고 경기의 분위기를 숫자로 바꾸는 방법경제 상황을 판단할 때 우리는 여러 가지 통계를 봅니다. 경제성장률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 소비와 투자가 늘었는지 등을 살펴봅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제통계에는 한 가지 특성이 있습니다. 실제 경제활동이 일어난 뒤 자료를 수집하고 집계해 발표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공식 통계가 나오기 전에 지금 경제의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는지, 나빠지고 있는지를 조금 더 빠르게 알아볼 방법은 없을까요? 흥미롭게도 그 단서를 우리가 매일 접하는 뉴스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경제뉴스에 나타난 긍정적·부정적 감성을 분석해 경제주체의 심리를 파악하는 뉴스심리지수(NSI·News Sentiment Index)..

경제상식 2026.09.01

한국은행은 왜 가계부채가 많은데도 금리를 올릴까?

물가·성장·부동산·가계부채 사이에서 고민하는 통화정책 "가계부채가 2,000조 원을 넘어선 시점에서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인상하는 결정은 영끌 대출자뿐만 아니라 시장 전체에 상당한 충격을 줍니다. 왜 한국은행은 이자 부담 속에서도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밖에 없었는지, 딜레마 뒤에 숨은 진짜 경제 메커니즘을 짚어봅니다." 가계부채가 이렇게 많은데 한국은행은 왜 금리를 올리는 것일까요?이 질문에 답하려면 물가만 봐서는 안 됩니다. 성장률과 부동산시장, 가계부채, 환율, 세계경제까지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30초 핵심 요약 : 통화정책 딜레마와 금리 인상]• 선제적 대응: 예상보다 높은 경제성장세와 물가상승 압력, 부동산·금융불균형 위험에 선제 대응하고자 기준금리를 인상했습니다.• 통화정책 딜레마: 금..

경제상식 2026.08.31

왜 같은 월급을 받아도 소비하는 돈은 다를까? 항상소득가설과 부의 효과

월급날이 되면 같은 회사에서 비슷한 급여를 받는 사람들도 돈을 쓰는 모습은 상당히 다릅니다.한 사람은 외식이나 여행에 비교적 적극적인 반면, 다른 사람은 필요한 소비까지 줄이며 저축합니다. 단순히 한쪽은 소비를 좋아하고 다른 쪽은 절약하는 성격이기 때문일까요?물론 개인의 성향도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경제학에서는 소비의 차이를 조금 다른 관점에서 바라봅니다.사람들은 지금 통장에 들어온 월급만 보고 소비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가진 자산과 부채, 앞으로 벌 것으로 예상되는 소득, 직업의 안정성, 미래에 대한 불안까지 함께 고려합니다.그래서 현재 소득이 같아도 소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그렇다면 정부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금액의 지원금을 지급하면 어떻게 될까요? 모두가 받은 돈을 비슷하게 소비할까요?이 질..

경제상식 2026.08.28

보험은 왜 필요할까? 위험회피로 이해하는 보험의 경제학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위험과 마주합니다. 자동차 사고가 날 수도 있고, 집에 화재가 발생할 수도 있으며, 예상하지 못한 사고로 큰 비용을 부담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그렇다고 모든 위험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할 수는 없습니다. 휴대전화를 떨어뜨려 수리비가 발생하는 위험부터 주택 화재처럼 생활의 기반을 흔들 수 있는 위험까지 모두 보험으로 대비한다면 보험료 자체가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그렇다면 어떤 위험은 내가 감당하고, 어떤 위험은 보험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 합리적일까요?보험의 경제학은 바로 이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바쁜 분들을 위한 핵심 요약• 보험은 사고 자체를 막는 것이 아니라, 감당하기 어려운 큰 손실을 감당 가능한 작은 비용으로 바꾸는 장치입니다.• 경제학에서는 큰..

경제상식 2026.08.27

국민연금은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해외 연기금에서 배우는 노후자금 운용의 원칙

일본·노르웨이·캐나다와 비교해 본 자산배분·주주권·운용 독립성 국민연금의 투자 성적은 이제 금융시장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국민이 은퇴한 뒤 받게 될 연금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주식시장이 크게 오르면 국민연금의 평가액도 증가합니다. 반대로 주가가 급락하면 막대한 평가손실이 발생했다는 뉴스가 등장합니다. 그러다 보니 국민연금이 주식을 언제 사고팔았는지, 국내주식 비중을 얼마나 유지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쟁도 반복됩니다.하지만 국민연금처럼 수십 년에 걸쳐 국민의 노후를 책임져야 하는 거대한 연기금을 개인의 주식계좌와 같은 기준으로 평가해도 될까요? 국민연금 운용에서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습니다.시장을 얼마나 정확하게 예측했느냐가 아니라, 시장을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하더라도 국민의 노후자..

경제상식 2026.08.25

광복은 한국 경제를 어떻게 바꾸었을까?

토지개혁에서 한강의 기적까지매년 8월 15일 광복절(National Liberation Day of Korea)이 되면 우리는 흔히 ‘나라를 되찾은 날’을 떠올립니다.1945년 8월 15일, 35년에 걸친 일제강점기가 끝나고 우리는 식민지배에서 해방되었습니다. 정치적·역사적으로 보면 빼앗겼던 주권을 되찾고 우리 스스로 국가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게 된 중요한 전환점입니다.그렇다면 경제학의 눈으로 바라본 광복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경제학적으로 광복은 단순히 일제의 식민지 경제체제에서 해방된 사건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누가 토지와 기업을 소유할 것인지, 무엇을 어떻게 생산할 것인지, 누구와 교역할 것인지, 그리고 국가의 경제정책을 누가 결정할 것인지를 우리 스스로 선택하기 시작한 출발점이기도 했습니다.하..

경제상식 2026.08.16

같은 비행기인데 가격은 왜 다를까? 직항과 환승의 경제학

같은 목적지인데 수십만 원 차이 나는 항공권의 비밀과 현명한 예약 팁유럽이나 미주 등 장거리 여행을 준비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경험을 합니다.같은 날, 같은 목적지, 심지어 같은 이코노미 좌석인데도 어떤 항공권은 250만 원에 판매되고, 다른 항공권은 170만 원에 예약할 수 있습니다. 가격 차이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100만 원에 이르기도 합니다.도대체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요?많은 사람은 단순히 직항과 환승의 차이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맞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기회비용, 가격탄력성, 허브 앤 스포크(Hub & Spoke), 수익관리(Yield Management) 등 경제학의 중요한 원리가 숨어 있습니다.오늘은 항공권 가격에 담긴 경제학을 살펴보고, 이를 활용해 여..

경제상식 2026.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