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읽는경제 7

영화 "오디세이"를 경제학으로 읽다 : 선택의 대가와 문명의 의미

극장에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The Odyssey, 2026)"를 보았습니다.거대한 IMAX 화면을 채우는 전쟁과 바다, 신화 속 존재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강렬했습니다. 실제로 이 작품은 영화 전체를 IMAX 70mm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최초의 극장용 장편영화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장장 3시간 정도의 영화를 보고 극장을 나오면서 제게 더 오래 남은 것은 화려한 장면보다 오디세우스가 끊임없이 무언가를 선택해야 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주인공 오디세우스는 트로이 전쟁을 마치고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려 합니다. 그러나 그의 귀향은 단순한 여행이 아닙니다.앞으로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판단해야 하고, 하나를 선택하기 위해 다른 것을 포기해야 하며, 때로는 자신의 욕망까지 ..

오즈의 마법사와 경제학, 동화 속에 숨겨진 화폐와 금본위제 이야기

를 떠올리면 대부분 도로시와 허수아비, 양철 나무꾼, 겁쟁이 사자를 생각합니다.그런데 이 작품이 경제학 교과서나 경제학 강의에서 소개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일부 경제학자들은 를 19세기 말 미국의 금본위제 논쟁을 풍자한 작품으로 해석합니다. 물론 이는 작가가 직접 밝힌 의도가 아니라 후대 학자들이 제시한 대표적인 해석입니다.과연 한 편의 동화 속에는 어떤 경제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요?금본위제란 무엇일까?19세기 대부분의 국가는 화폐의 가치를 금에 연결하는 금본위제(Gold Standard)를 채택했습니다.금이 많아야 화폐를 더 많이 발행할 수 있었기 때문에 물가는 비교적 안정적이었지만, 경제가 성장할수록 돈이 부족해지는 문제도 나타났습니다.특히 농민과 채무자들은 화폐 부족으로 빚을 갚기 어려..

맥도날드는 부동산회사? 사업모델이 중요한 이유

맥도날드를 떠올리면 대부분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생각합니다.세계 100여 개국에서 수만 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대표적인 외식기업입니다.그런데 경영학과 경제학에서는 종종 이런 말을 합니다."맥도날드는 햄버거 회사가 아니라 부동산 회사다."처음 들으면 다소 의아합니다.물론 맥도날드는 법적으로 부동산 회사가 아닙니다.하지만 많은 경영학자들이 이런 표현을 사용하는 이유는 맥도날드의 성공 비결이 단순히 햄버거를 잘 만드는 데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그 핵심에는 뛰어난 사업모델(Business Model) 이 있습니다.무엇을 파느냐 보다 어떻게 버느냐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은 중요합니다.하지만 그것만으로 세계적인 기업이 되기는 어렵습니다.경제학에서는 무엇을 파느냐보다 어떻게 돈을 버느냐가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경우가 ..

타이어 회사가 왜 맛집 안내서를 만들었을까? 미슐랭의 경제학

미슐랭 가이드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맛집 안내서로 알려져 있습니다.별 하나만 받아도 예약이 어려워지고, 별 셋을 받은 식당은 세계 각국의 미식가들이 찾아오는 명소가 됩니다.그런데 이 안내서를 만든 회사는 식당과는 전혀 관련이 없었습니다.미슐랭은 타이어 회사였습니다.그렇다면 타이어 회사는 왜 맛집을 소개하는 책을 만들었을까요?그 답 속에는 12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변하지 않는 경제학의 원리가 숨어 있습니다.자동차보다 먼저 여행을 생각하다1900년 당시 프랑스에서는 자동차가 아직 대중화되지 않았습니다.자동차가 적으니 타이어도 잘 팔리지 않았습니다.대부분의 기업이라면 광고를 늘리거나 가격을 낮추는 방법을 선택했을 것입니다.하지만 미슐랭은 다른 질문을 던졌습니다."사람들이 자동차를 더 많이 타게 하려면 ..

영화 "오징어 게임"이 들려주는 경제 이야기 : 끝없는 경쟁 이야기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공개와 동시에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켰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 작품을 생존 게임이나 스릴러로 기억합니다.그러나 경제학의 관점에서 보면 "오징어 게임"은 현대 자본주의를 가장 날카롭게 보여주는 작품 가운데 하나입니다.456명의 참가자가 456억 원의 상금을 놓고 경쟁합니다.우승자는 단 한 명.나머지 455명은 아무것도 얻지 못합니다.극단적인 설정처럼 보이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우리 사회도 어쩌면 조금씩 이런 모습으로 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오징어 게임"은 단순한 드라마가 아닙니다.현대 경제를 비추는 거대한 거울입니다.그렇다면 이 작품은 우리에게 어떤 경제 이야기를 들려줄까요?승자독식 시장오징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승자독식(Winner-Takes-Al..

자유를 향한 영국 경제사 : "국부론"에서 "자유론", 그리고 대처리즘까지

"시장경제는 앞으로도 방종이 아닌 진정한 자유를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발전해 가야 한다."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자유시장경제와 복지국가의 중요한 사상과 제도는 영국에서 시작되거나 크게 발전했습니다.18세기 산업혁명을 통해 세계 최초의 산업국가가 된 영국은 자유시장경제의 가능성을 가장 먼저 경험했고, 그 과정에서 나타난 사회문제도 가장 먼저 마주했습니다. 그래서 영국은 자유를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지켜야 하며, 시장경제를 어떻게 더 건강하게 발전시킬 것인가를 가장 먼저 고민한 나라였습니다.아담 스미스의 "국부론",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베버리지 보고서, 그리고 대처리즘은 모두 이러한 고민 속에서 탄생했습니다.겉으로는 서로 다른 주장처럼 보이지만, 이들을 하나로 관통하는 질문이 있습..

경제고전 읽기 2026.07.11

"The Winner Takes It All"과 승자독식 자본주의 : 노래로 듣는 자본주의의 이면

1980년 발표된 ABBA의 "The Winner Takes It All"은 세월이 흘러도 사랑받는 명곡입니다.많은 사람들은 이 노래를 이별의 아픔을 노래한 발라드로 기억합니다.저 역시 처음에는 그렇게 들었습니다.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이 노래를 들으면서 전혀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The Winner Takes It All."'승자는 모든 것을 가져간다.'이 한 문장이 오늘날 자본주의를 설명하는 말처럼 들렸기 때문입니다.물론 이 노래는 경제를 이야기하기 위해 만들어진 작품이 아닙니다.그러나 위대한 예술은 시대가 바뀌면 새로운 의미를 갖습니다.누군가는 사랑을 듣고, 누군가는 인생을 생각합니다.저는 이 노래를 들으며 오늘날 세계 경제를 떠올렸습니다.승자독식 시장경제학에는 '승자독식 시장(Winn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