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쉽게, 세상을 넓게

금융 현장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경제를 쉽고 균형 있게 설명합니다.

문화와 사상으로 읽는 경제 28

인간을 위한 경제학 : 경제학은 무엇을 연구하는 학문일까?

경제학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은 성장률과 물가, 금리와 환율, 주가 같은 경제지표를 떠올립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것은 경제학이 만들어 내는 결과를 보여 주는 숫자들입니다. 경제학이 처음부터 붙잡았던 질문은 훨씬 단순하면서도 근본적이었습니다.어떻게 해야 사람이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가.이 질문은 시대와 문명을 달리하면서도 동양과 서양에서 각각 다른 모습으로 발전했습니다. 경제라는 말에 담긴 철학우리말 '경제(經濟)'는 '경세제민(經世濟民)'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경세'는 세상을 바르게 다스린다는 뜻이고, '제민'은 백성을 이롭게 한다는 의미입니다. 경제라는 두 글자에는 나라를 올바르게 운영하여 백성이 평안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게 한다는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경제는 처음부터 ..

"생각에 관한 생각"을 읽는 이유 : 우리는 왜 같은 실수를 반복할까?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리는 날이면 흥미로운 풍경이 반복됩니다.주가가 급락하면 “조금만 더 기다리면 오르겠지.”라며 손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납니다. 반대로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면 “지금이라도 사야 하지 않을까?”라는 조급함이 시장을 채웁니다.경제뉴스를 매일 접하고, 투자 경험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왜 비슷한 판단을 반복할까요?이 질문을 평생 연구한 사람이 있습니다. 심리학자이면서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입니다.그의 대표작 "생각에 관한 생각(Thinking, Fast and Slow)"은 단순한 심리학 책이 아닙니다. 경제학이 ‘인간은 합리적이다’라는 전제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 현대의 고전입니다. 경제학은 인간을 너무 믿고 있었는지도 모른다오랫동안..

《기생충》은 왜 반지하와 저택을 대비했을까? 공간으로 읽는 불평등의 경제학

영화 《기생충》에는 유난히 계단이 많이 등장합니다.반지하에 사는 기택 가족은 부유한 박 사장의 저택으로 가기 위해 위로 올라갑니다. 반대로 그곳에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갈 때는 끝없이 계단을 내려갑니다.높은 곳에는 넓고 햇빛이 잘 드는 저택이 있고, 낮은 곳에는 거리의 먼지와 소음에 노출된 반지하가 있습니다. 그리고 저택 아래에는 외부에서는 존재조차 알기 어려운 지하 공간이 숨어 있습니다.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이러한 공간의 차이를 통해 경제적 불평등을 매우 직관적으로 보여줍니다.경제학의 눈으로 영화를 바라보면 《기생충》은 단순한 빈부격차의 이야기를 넘어 소득과 자산, 주거환경, 교육기회, 계층 이동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영화 《기생충》 공식 예고편영화 속 반지..

<오즈의 마법사>는 왜 금본위제 이야기로 읽힐까?

어린 시절 를 읽었다면 도로시와 허수아비, 양철 나무꾼, 겁쟁이 사자가 떠오를 것입니다. 노란 벽돌길을 따라 에메랄드 시티로 향하는 환상적인 모험 이야기입니다.그런데 이 동화에는 전혀 다른 독법이 존재합니다.가 출간된 1900년 무렵 미국에서는 금과 은을 둘러싼 치열한 화폐 논쟁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후대의 일부 연구자들은 작품 속 노란 벽돌길과 은구두 등을 당시 미국의 화폐제도와 연결해 해석했습니다.물론 작가 L. 프랭크 바움이 실제로 경제적 우화를 의도했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습니다. 따라서 를 금본위제에 관한 작품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그럼에도 이러한 해석이 지금까지 관심을 받는 이유가 있습니다. 작품을 통해 “돈의 가치는 어디에서 오는가?”​라는 경제학의 오래된 질문을 생각해..

타이어 회사가 왜 맛집 안내서를 만들었을까? 미슐랭의 경제학

미슐랭 가이드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맛집 안내서로 알려져 있습니다.별 하나만 받아도 예약이 어려워지고, 별 셋을 받은 식당은 세계 각국의 미식가들이 찾아오는 명소가 됩니다.그런데 이 안내서를 만든 회사는 식당과는 전혀 관련이 없었습니다.미슐랭은 타이어 회사였습니다.그렇다면 타이어 회사는 왜 맛집을 소개하는 책을 만들었을까요?그 답 속에는 오늘날의 기업에도 시사점을 주는 흥미로운 경제학적 아이디어가 숨어 있습니다. [30초 핵심 요약 : 미슐랭 가이드와 수요 창출의 경제학]• 가치 창출과 수요 유도: 타이어를 직접 홍보하기보다 여행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 자동차 이용을 촉진하고, 결과적으로 타이어 수요 확대를 기대하는 전략이었습니다.• 경험 중심 경영: 제품 자체를 넘어 고객의 경험과 가치를 중시한다..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을 읽는 이유 : 정부는 언제 시장에 개입할까?

경제가 어려워지면 정부는 어디까지 개입해야 할까요?경기가 둔화될 때마다 우리는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이나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조정 소식을 접합니다. 이제는 너무나 익숙한 정책이지만, 불과 100여 년 전만 해도 경제학의 주류는 시장이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균형을 회복한다고 믿었습니다.이러한 통념을 뒤흔들고, 경기 침체 속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제시한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현대 거시경제학의 아버지 존 메이너드 케인스(John Maynard Keynes)입니다.그의 대표작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The General Theory of Employment, Interest and Money)"은 오늘날 각국의 재정정책과 경기 대응의 이론적 출발점이 된 경제학의 고전입니다. [30초 핵심 요..

돈은 정말 경제를 움직일까? : 프리드먼과 통화주의를 읽는 이유

1970년대에는 높은 물가상승률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 세계경제의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경기는 좋지 않은데 물가는 계속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기존의 케인스주의적 정책 처방만으로 이를 설명하고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비판도 커졌습니다.이러한 상황에서 통화량과 물가의 관계를 강조한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의 통화주의가 크게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프리드먼은 경제활동과 물가를 이해하려면 정부가 얼마나 돈을 쓰느냐뿐 아니라 경제 전체에 돈이 얼마나 공급되고 있는가를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그렇다면 돈의 양은 정말 경제를 움직이는 핵심 변수일까요? [30초 핵심 요약 : 통화량과 인플레이션의 경제학]• 통화주의의 관점: 통화량의 변..

혁신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 슘페터로 읽는 AI 시대의 경제학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사람들은 비슷한 질문을 던집니다.새로운 기술은 경제를 더 성장시킬까?아니면 기존 기업과 일자리를 사라지게 할까?증기기관과 철도, 자동차와 전기, 컴퓨터와 인터넷이 등장했을 때도 그랬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인공지능(AI)을 바라보며 다시 같은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AI는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산업을 만들 수 있습니다. 반면 기존의 업무와 직업을 대체하고, 경쟁에서 뒤처진 기업을 시장에서 밀어낼 수도 있습니다.100여 년 전 경제학자 요제프 슘페터(Joseph Schumpeter)는 경제발전을 바로 이러한 변화의 과정에서 바라보았습니다.경제는 단순히 노동과 자본을 조금씩 더 투입한다고 발전하는 것이 아닙니다.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가 기존의 생산방식과 시장질서를 흔..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를 읽는 이유 : 부자나라, 가난한 나라

세계지도를 펼쳐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어떤 나라는 높은 소득과 안정된 생활수준을 누리는 반면, 어떤 나라는 오랫동안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왜 이런 차이가 생길까요?천연자원이 많아서일까요? 기후가 좋아서일까요? 국민이 더 부지런해서일까요? 아니면 좋은 지도자를 만났기 때문일까요?경제학자 다론 아제모을루(Daron Acemoglu)와 정치학자 제임스 A. 로빈슨(James A. Robinson)은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Why Nations Fail)』에서 다른 답을 제시합니다.그들이 주목한 것은 ‘제도(institutions)’입니다.누가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지, 재산권은 제대로 보호되는지, 새로운 기업이 자유롭게 시장에 들어갈 수 있는지, 정치권력이 소수에게 집중되어 있는지에 따..

"자본론"을 읽는 이유 - 자본주의는 어떻게 불평등해지는가?

1867년 출간된 "자본론"은 경제학 역사에서 가장 많은 논쟁을 불러온 책 가운데 하나입니다.저자인 카를 마르크스(Karl Marx)는 자본주의를 무너뜨리기 위한 선언문을 쓰려 했던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가 어떤 원리로 움직이며 왜 반복적으로 불평등을 만들어 내는지를 분석하려 했습니다.150여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자본론"은 여전히 읽히고 있습니다.AI와 플랫폼 경제가 급속히 발전하는 시대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다시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요?그것은 마르크스가 던진 질문이 지금도 여전히 우리 사회를 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30초 핵심 요약 : 마르크스 '자본론' 속 경제학]• 가치와 노동: 상품의 가치는 그것을 생산하는 데 투입된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시간에서 비롯됩니다.• 잉여가치와 이윤: 노동..